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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최초·유일 여성 초경량항공기 조종사 ‘하늘에서 편견을 내려보다’
  • 작성자항공서비스학전공
  • 작성일시2022/06/15
  • 조회수400
“하늘을 날아보면 신이 세상을 창조한 섭리를 느낄 수 있어요.”

중동에서 단 한 명뿐인 여성이 있다. 바로 초경량항공기 조종사다. 카타르에 사는 림 알 쿠타이리가 바로 그 여성이다.

쿠타이리 홈페이지. 

쿠타이리는 2014년 8월 중동 여성 최초로 초경량항공기 조종사 면허를 취득했다. 중동에서는 면허를 딸 수 없기 때문에 영국에서 시험을 봤다. 그 이전에는 물론 그 이후에도 중동 여성이 초경량항공기 조종사 면허를 딴 경우는 없다. 초경량항공기는 동력으로 날아가는 행글라이더다. 조종사는 체중을 이동시켜 운행 방향을 조절한다. 초경량항공기는 시속 100~120km로 날 수 있다. 최대 운항거리는 1000km 안팎이다.

쿠타이리는 초경량항공기 조종사 면허증을 딴 뒤 초경량항공기를 구매했다. 이것도 카타르 여성으로서는 최초다. 그녀는 또 행글라이더, 패러글라이딩 등 항공스포츠 면허를 여러 개 갖고 있다. 이곳도 중동 여성으로서는 최초다.

쿠타이리 홈페이지. 

쿠타이리는 지난해에는 프랑스 샤모니에 있는 해발 3842m의 에귀으 듀 미디 산에서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했다. 도전을 앞두고 터키와 프랑스에서 한 달 가까이 집중 훈련을 실시했다. 도전 결과는 성공이었다. 샤모니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하늘을 난 중동 여성은 그녀가 처음이었다.

쿠타이리의 사연은 알자지라 등 카타르 언론을 통해 카타르는 물론 중동 전역에 널리 알려졌다. 그녀의 길을 따라가고 싶어 하는 여성도 하나둘 생겼다.

쿠타이리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두려움을 떨치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 덕분에 도전에 겁먹지 않는 성격을 형성하게 됐다. 늘 활동적이었던 그녀는 카타르 대학교에서 체육학을 전공했다. 2001~09년에는 카타르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선수로 활동했다.

쿠타이리 홈페이지. 

쿠타이리가 항공 스포츠를 처음 경험한 것은 2008년 프랑스에서였다. 항공 스포츠의 매력을 떨칠 수 없었던 그녀는 2012년 카타르 플라잉클럽에 가입했다. 영국, 터키, 미국 등에서 수십 차례 행글라이더,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하늘을 날았다.

쿠타이리의 가족은 처음에는 쿠타이리의 항공스포츠 도전을 걱정했다. 항공스포츠는 중동에서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낯선 종목이었다. 누구에게나 위험스럽게 보였다. 쿠타이리가 스포츠를 좋아한다는 것은 다 알았지만 위험을 무릅쓴다는 건 달갑지 않았다. 특히 오빠들의 반대가 심했다. 그녀는 가족에게 굳은 의지를 명확하게 설명했다. 항공스포츠가 재미있고 안전한 스포츠라는 사실도 알려주었다. 마침내 가족은 그녀의 뜻을 받아들였다.

쿠타이리 홈페이지. 

항공스포츠 종사자는 쿠타이리가 중동에서 왔고 특히 여성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면 모두 놀란다고 한다. “중동 여성이 어떻게 이런 일을”이라는 게 그들의 반응이다. 쿠타이리는 그들에게 “이슬람과 중동 여성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2010년 아시안게임을 치른 카타르의 스포츠시설에서 일하는 쿠타이리는 1주일에 서너 차례 하늘을 난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초경량항공기가 막 이륙하는 순간이다. 중력을 떨치고 땅에서 솟아오르는 순간 새처럼 느낀다는 것이다.

쿠타이리는 카타르 언론과 인터뷰에서 “하늘을 난다는 것은 자유를 뜻한다. 초경량비행기를 몰면 자연과 직접 접촉할 수 있다. 온몸으로 바람을 느낄 수 있다. 발 아래로 산과 눈을 볼 수 있다. 아래에서 보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운항을 막는 장벽은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하늘 높은 곳에서 모든 게 작아 보이는 아래를 내려다보면 신이 세상을 창조하는 섭리를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남태우 선임기자 leo@busan.com   
출처_https://news.airportal.go.kr:448/article/selectArticleView.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