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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사전 작업 마무리...가속 페달 밟는다
  • 작성자항공서비스학전공
  • 작성일시2021/03/17
  • 조회수546
실사 마무리...17일 산은에 PMI 계획 제출
인수자금 납입-경쟁당국 승인 속도 낼 듯
통합 법인·단일 브랜드 출범은 시간 필요


대한항공(왼쪽)과 아시아나항공.ⓒ데일리안DB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위한 사전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통합에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오는 17일 채권단은 KDB산업은행에 ‘인수 후 통합전략(PMI)’ 계획이 제출되면 저비용항공사(LCC) 자회사들의 통폐합과 관련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인수비용 납입과 경쟁당국 승인 등 남은 인수 절차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17일 산업은행에 아시아나항공 M&A 후 이뤄지는 구체적인 통합 절차와 내용을 담은 PMI 계획을 제출한다.

PMI 계획에는 인수 후 향후 2-3년으로 예상되는 양사간 통합 절차를 비롯, LCC 자회사들의 통합과 중복 사업의 통폐합, 고용안정 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이고 상세한 내용이 담기게 된다.

현재 계획 수립은 마무리단계로 17일 제출에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제출된 PMI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하며 양사의 통합 절차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세부 조율이 이뤄질 전망이다.

그동안 대한항공은 우기홍 사장을 인수위원장으로 한 인수위원회를 구성해 올해 초부터 약 1개월의 서면 실사를 한 뒤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를 방문해 기획·재무·여객 등 분야별로 현장 실사를 진행해 왔다.

제출된 PMI가 세부적인 조율을 거쳐 확정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간 통합은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중도금·잔금 납입과 세계 각국 경쟁당국의 승인 등의 절차가 남았지만 걸림돌은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산하 투자목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한진칼을 상대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한때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리스크도 해소된 상태다.

대한항공은 1분기 중 중도금 4000억원을, 상반기 말인 6월 30일까지 잔금 1조5000억원을 납입해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잔금은 아시아나항공이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것으로 마련되는데 대한항공은 총 1조5000억원(계약금 3000억원+잔금 1조2000억원)을 투입해 유증에 참여해 30.77%의 신주를 확보하게 된다.

잔금납입까지 마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사실상 인수는 마무리된다.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대한항공은 이미 지난 4일과 5일 양일간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유상증자에서 총 3조3159억원을 마련해 자금여력에는 문제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신주 인수 자금으로 사용하고 남은 1조8000억원은 채무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러한 자금 납입과 함께 현재 진행 중인 경쟁당국의 승인도 속속 이뤄질 전망이다.

터키에서는 이미 승인이 이뤄진 상태로 현재 미국·유럽연합(EU)·중국·일본 등 8개 해외 경쟁 당국에서 필수 기업결합심사가 진행 중이다. 또 영국·호주 등 임의적 신고 대상 국가에도 신고서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해외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산 점유율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아 올 상반기 내에 무난히 승인이 나올 전망이다.

양사간 합산 점유율이 상당히 높은 국내에서는 다소 변수가 있기는 하다. 지난해 말 기준 양사의 국내선 점유율은 42.2%(대한항공 22.9%·아시아나항공 19.3%)로 진에어(대한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아시아나항공) 등 LCC 자회사까지 포함하면 점유율은 62.5%까지 치솟는다.

다만 이번 통합이 독과점이 아닌, 위기에 빠진 국내 항공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문제일뿐 결국에는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 양사간 합병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으로 이르면 7월, 늦어도 연내에는 심사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M&A 절차가 마무리되도 통합법인 출범을 통한 단일 항공사에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중복 사업 정리를 비롯, 기재 효율화, 노선 및 스케줄 조정 등이 먼저 이뤄져야 단일 브랜드 항공사로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와 별도의 법인으로 출범할 것으로 보이는 통합 LCC의 경우, 이와 별도로 추가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자회사였던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은 대한항공의 손자회사가 된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대한항공은 2년 이내로 손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모든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한 에어서울과 달리 에어부산은 부산시와 지역 상공인들로 지분이 쪼개져 있어 이를 해소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의 LCC 자회사인 진에어가 흡수통합해 단일 브랜드로 출범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 과정을 거치려면 시간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작업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속도를 붙일 것”이라면서도 “통합 법인 및 단일 브랜드 출범은 다소 시간이 필요한 만큼 각사별로 운영하다가 단계적으로 합쳐지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에어 소속 항공기가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다.ⓒ뉴시스

데일리안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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