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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국적포기 실태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시2011/04/04
  • 조회수2201

한심한 국적포기 실태 사진1

한심한 국적 포기 실태, 조선옥, 영어영문학과, 04, csostar@hanmail.net

몇 달 전부터 뉴스나 신문에서 ‘국적포기, 국적법’에 관한 소식을 보고 들었을 것이다. 국적법이란, 직계존속이 외국에 영주 목적 없이 체류한 상태에서 출생한 자는 병역의무를 이행하거나 면제된 경우에만 국적이탈이 되고, 만 17세 이전에는 국적이탈을 할 수 없게 해 놓은 법이다. 지난 5월 4일부터 23일까지 국적 포기신고를 한 사람은 이번에 1차 고시된 1,077명을 포함해 2,032명이었다.

이미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교수와 일반 공무원들은 물론이고,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시절의 전직 장관들의 후손들, 심지어 현 진보 개혁을 내세웠던 노무현 정권의 초대 입각자의 자식까지도 국적을 포기했으며, 그 중 98.6%는 남성이었다. 교육과 병역문제로 국적을 포기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20세미만의 아이들이 많은 결과 포기의 이유가 병역기피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결과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초등학생과 1세~2세 아이들이 1,077명중 114명이라는 사실이다. '이런 아이들이 국적포기를 어떻게 알아서 신청을 했을까?' 하고 생각해보면 그건 당연히 부모들의 강압적인 지휘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신청자들 명단에 올라간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자식을 낳고 대학교까지 학교를 보내려면 엄청난 액수의 돈이 든다. 초등학생들조차도 4, 5개의 학원을 다니고 있는 실정이며, 고등학생은 주 5일 수업이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학원에 가서 수업을 받는 아이들이 수없이 많다. 당연히 부모들은 자식들의 학비며, 학원비가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 하지만 돈 많은 국적포기자들의 부모들은 대부분 자식을 미국인들이 저렴하게 다니는 일반 공립학교에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당연히 값비싼 유명 사립학교에 보낼 것이 뻔하다. 교육 때문에 국적을 포기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사실이다. 작년 이중국적으로 국민들의 입방아에 올랐던 유명 가수 유승준은 02년 미국 시민권을 획득해 한국 국적을 포기해 병역을 기피했다. 하지만 유승준은 활동하는 내내 '한국 사람이면 당연히 가겠다.’고 했지만 그 말을 어기고 미국 시민권을 획득해 문제가 되었다. 그는 아직도 국내 입국이 금지되어 있다.
연예인 중에서 문제가 된 것은 유승준 만이 아니다. 손호영도 올해 한국 국적을 포기하겠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것이 행정기관의 오류라고 밝혀졌지만, 손호영도 미국국적을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에 국적포기를 했을 수도 있다. 반면 신화의 앤디와 에릭은 미국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주권을 택해 군 입대를 한다고 했다. 군대를 꼭 가야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이스라엘, 독일, 스페인, 북한, 대만 등 극소수뿐이다. 고통스런 훈련과 자존심 상하는 언행들로 인하여 남자들이 군 입대를 꺼리는 이유가 되고 있는데, 이번 김일병 사건을 보면 더 그런 생각이 들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나라를 지켜주는 군인아저씨들이 항상 자랑스러웠다. 선생님들의 강요에 의해 편지를 쓰긴 했지만 자랑스러워하는 마음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 이제 어엿한 대학생이 되어서 친구, 선배들이 군대에 가는 것을 보면서 어렸을 적 생각을 떠올리곤 한다. 한창 공부하고 놀 때 인데 군대를 의무적으로 가야한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안됐지만, 늠름하게 나라를 지킬 생각을 하면 마음이 놓이기도 한다. 교육과 병역기피를 이유로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다른 나라 국적을 취득하면 군대는 면할 수 있겠지만 취업이 잘된다는 보장이 어디 있겠는가?예전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전쟁이 나면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 나가서 용감하게 싸우셨다. 그 때 그분들의 희생으로 지금 우리가 편안하게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전시 때마다 그분들의 살신성인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고, 우리도 세상에 존재하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현충일이나 6.25가 되면 참전용사의 넋을 기리는 추모식을 하며 감사해한다. 그러면서도 병역을 기피하고, 국적까지 포기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모르겠고, 사람들의 이중성을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소위 지식층이란 사람들의 자식의 병역 기피를 위해 국적포기를 신청하는 것은 약자에 대한 보이지 않는 횡포라고도 할 수 있다. 내 자식만큼은 남의 자식처럼 키울 수 없다는 빗나간 자식사랑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국적포기까지 신청했으면서 신상공개는 왜 안 된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지식층들이 신상공개는 ‘사생활 침해’라고 반박했다는 기사를 보고 정말이지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큰 전쟁이 일어나 자기 가족의 생존이 위협을 받는다면 그 누가 전쟁터를 망설이겠는가? 한국에서 태어났으면 한국 사람으로서 사회를 위해 공헌은 못하더라도 약자들에게 마음의 상처는 주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국 축구가 이기고, 태권도에서 금메달을 딸 때만 한국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대한민국인 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니까 병역도 기피하고, 국적까지 포기하는 것이다. 어느 국적포기자는 "한국에서 내쫓아주세요"라며 말했다고 한다. 이제까지 한국에서 누릴 것은 다 누리고, 자식의 미래를 위해서 나쁜 부모가 되는 것은 마땅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일까? 국적포기는 몇 년 전부터 문제가 대두된 원정출산과 똑같은 현상이다. 원정출산도 자기 자식을 군대에 보내지 않으려는 의도로 임신한 부모가 다른 나라에 가서 출산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면 그 아이의 행복은 보장될 것인가?
한국부모들은 자기 자신만 생각하고 자식은 생각하지 않는 그런 부모들 같다. 자식들의 의견은 묻지도 않은 채 부모들의 의지로만 자식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이다. 며칠 전 TV에서는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인 제프리존스는 두 아들이 한국국적을 포기하지 않고 군대를 보낸다고 해서 큰 화제 거리가 되었다. 한국부인을 설득해서 한국에서 33년 동안 살면서 누린 혜택을 생각해 볼 때 당연한 결정이라고 말하는 제프리존스의 말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태도를 한 번 더 생각해 보기에 당연했다. 교육과 병역 때문에 국적까지 포기한다는 사실이 한심스럽기까지 하다. 더 한심한 사실은 우리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공인들이 앞장서서 국적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대학생의 눈이 비친 그들의 모습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징병제로 가는 나라들이 지원병제로 바뀐다고 하면 한국국적을 포기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