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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사, 나의 행복
  • 작성자관리자
  • 작성일시2011/04/08
  • 조회수2207

나의 천사, 나의 행복 사진1

이 선배가 사는법 나의 천사, 나의 행복, 혜원유치원 김영미, 유아교육과, 99

나의 천사, 나의 행복“주님! 항상 베풀어 주신 주님의 사랑과 은총에 감사드립니다. 오늘 하루도 혜원유치원에서 수고하시는 모든 선생님들의 삶에 웃음을 주시고 모든 일의 시작과 마침이 주님 안에서 이루어지게 하소서. 아이들의 발걸음 하나하나에 가까이 하시어 아이들의 하루 생활이 기쁨과 행복으로 충만하게 인도해 주시고, 교사들에게는 가르치고 배우는 생활 속에서 참 삶의 보람을 누릴 수 있게 도와주소서. 오늘도 처음 시작했던 마음으로 아이들과 생활하게 하시고 우리들 마음이 늘 부자이게 하소서. 아멘!”


보다 신선한 환경에서 아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다소 빠른 시간에 출근하느라 부산을 떠는 때도 있지만, 이른 아침 상큼한 공기와 바람소리,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들은 나의 마음과 몸을 신선하게 해준다. 교실에 모여 나를 비롯한 모든 교직원들은 종교의 유형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기쁨과 행복을 위한 기도로서 유치원의 하루가 시작된다.

잠시 여유를 부리다 보면 어느새 “빵” 소리와 함께 아이들이 하나씩, 둘 씩 신발을 벗고 교실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무슨 할 말이 그렇게도 많은지 가방을 벗기도 전에 전날 있었던 이야기를 먼저 하려고 난리들이다. 순간 오늘도 이미 행복한 시간이 시작되었다.

야외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김영미씨“선생님, 선생님!” 하면서 웃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 속에 나는 아이들의 엄마이기도하고, 이모이기도하고, 친구이자, 교사가 된다. 내 이야기를 들으며 즐거워하는 아이들 표정 속에서 가슴속이 풍족하기만 하다.

밖에 나가 아이들과 함께 두 팔 걷어 부치고 모래를 파가며 고랑을 만들고 물이 흘러가는 놀이를 하고 있노라면, 나는 어느새 만5세(7살)아이가 되어 있다. 아이들과 소풍 가고 견학을 갈 때는 아이들보다 더 흥분하고 들뜨기도 한다. 아이들과 함께 무와 배추를 뽑고 고구마를 캐면서 나는 더 이상의 행복이 없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아이들과 함께 있는 모든 순간들은 나의 기쁨이자 행복이 된다.

아이들과 이야기나누기, 바깥놀이, 자유선택활동, 노래, 동화듣기, 동극, 게임, 만들기, 그리기, 꾸미기 등을 하면서 놀다보면 어느새 오늘도 아이들과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하루 일과를 끝내고 인사를 할 때면 아이들은 나에게 제안을 한다.

“선생님! 오늘은 꿈속에서 우리 어디서 만나요?”

“글쎄! 오늘은 어디에서 만나고 싶니?”

“오늘은 꿈돌이랜드에서 만나요. 그래서 꿈속에서 놀이기구 함께 타요.”하면서 아쉬워하는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우리 아이들…

이런 아이들을 두고 부모님들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내 새끼, 우리 강아지’ 라고 말한다.

나는 26명의 엄마로서, 정말 누구하나 예쁘지 않은 아이들이 없다. 때로는 나에게 도전해 오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럴 때는 교사이지만 엄마처럼, 아빠처럼 함께 이야기 할 때도 있고 또 어떨 때는 연인끼리 싸우듯이 아이들과 입씨름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함께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26명의 아이들이 나를 보호해 주니 말이다.
내가 조금이라도 아픈 것처럼 보이면 서로 내 어깨를 주물러 주려고 하고, 내 주변을 맴돌면서 나를 도와주려고 한다. 언제 썼는지 깨알 같은 글씨로 나를 위로해주곤 한다. 어느 직업에 있는 사람들이 이러한 호의를 받을까 싶다. 나는 유명한 연예인이 부럽지 않다. 나를 끔찍이 생각해 주는 내 팬이 26명이나 되게 때문이다. 26명의 아이들에게 뽀뽀세례를 받고 나면 아이들과의 하루는 그렇게 끝이 난다.


오후 3시면 유치원의 넓은 운동장과 15반의 교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주 조용해진다.

만들다 만 조형물들, 먹다 흘린 밥풀 등 아이들의 향기가 가득히 남아있는 교실에서 나는 아이들이 움직였던 자리들을 정리하며 아이들 얼굴 하나하나를 떠 올려본다.

결석한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건지, 아픈 아이는 없었는지, 울었던 아이는 없었는지, 친구와 다툰 아이는 없었는지 등을 떠올려보며 학부모와 전화상담도 하고, 다음날 수업을 준비 한다. 아이들 한명 한명의 수준을 생각하면서 새로운 계획안을 쓰고, 수업자료도 찾고, 아이들이 만든 것, 그린 것 등을 교실에 전시하다 보면 하루가 지나간다.

15명의 교사가 사무실에 함께 모여 차와 간식을 먹으며 오늘 있었던 아이들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아이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웃기도 하고, 또 걱정도 하는 우리 선생님들을 보면서 모두들 참 해맑아 보이기만 하고 어려만 보인다. 아마도 아이들에게 받은 사랑의 약효 때문일 것이리라.

유치원에서 3년을 근무하면서 가장 행복했을 때가 언제냐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나는 아이들과 함께 있었던 시간이라고 말하게 될 것이다.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어떤 지식적인 내용을 가르치기 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접하며 뛰고, 느끼고, 보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나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말한다. 유치원 교사는 아주 힘든 직업이라고……

정말 힘들 때도 많다. 유아기 아이들 아이들은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기마음대로의 인물들이다. 집중시간은 고작해야 15분에서 30분 사이이고, 조금만 재미가 없으면 금방 흥미를 읽어버린다.

이런 아이들에게 새로운 것을 도입하고, 시도하기위해 교사는 늘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노력해야만 한다. 좋은 자료, 재미난 활동들을 구상하기 위해 이리 저리 궁리하고 찾아다녀야 한다. 이러한 일들이 매우 힘든 일일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어떤 관점에서 접근하느냐에 따라 고통일 수도 있고 행복일 수도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순간들 속에서 기쁨을 느낀다면 그것은 곧 삶의 보람이자 행복이 될 것이다.

사람들은 연인이나 부모님으로부터 “사랑한다!”는 말을 듣게 되면 행복해한다. 그러나 나는 26명의 아이들로부터 하루에도 수없이 듣는다. “선생님! 100배 사랑해요!”, “우주만큼 땅만큼 사랑해요!”…. 어느 누구에게 듣는 말보다 더 가슴 설레고, 행복하기만 하다.
아이들은 칭찬을 먹고 산다지만 나는 올망졸망 귀엽고 천진난만한 26명의 아이들로부터 사랑을 먹고 산다. 이 사랑을 지키기 위해 나는 오늘도 뛰고, 내일도 뛸 것이다.